2008년 04월 03일
또 한명의 거장을 보내며..

친정팀에서 은퇴한다는 상징적 복귀를 시도했던 웹어가 몇일전 떠났다.
정말 좋아하던 선수인데 감흥이 없는게 이상하다. 웹어와의 인연은 정말 단순했다. 96년 당시 중학생이면 의례적으로 NBA 카드숍을 갔고 나 역시 예외일순 없었다. 당시 3년차를 맞이한 웨버의 카드는 베켓 프라이스에서 나를 실망시켰지만 훤칠한 사진은 단번에 내 맘을 사로잡았다.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에다가 stat도 썩 훌륭하지 않은가?(당시엔 플레이를 볼수 없으니 그저 기록과 사진으로 판단하는게 장땡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웹어는 마이 페이버릿 파워포워드로 낙점됐지만, 중3 이후로 서서히 잊혀져갔다. 워싱턴 총알팀은 하위권팀에 머물러서 방송편성이 많지 않다는 친척형의 설명을 듣고 낙담했기 때문. 웨버는 인기선수임엔 틀림이 없었지만 정보에 한계를 느낀 나는 97년도 4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불스와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전을 통해 드디어 웨버를 볼수있게 된것이다.
카드에 써져있는 평균 23점 11리바운드 5어시스트에서 알수 없는 웨버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워싱턴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센 시리즈였기 때문에 황소빠인 나는 조바심이 났고 그야 말로 올해 휴스턴 로켓단 못지않은 똥줄의 진수를 맛보았다. 동시에 웨버에 대한 사랑은 더욱더 커져만 갔다. 하지만 이미 사모하고 있는 웜과 옥흘리를 버릴순 없었다.
미남도 좋고 팔방미인도 좋지만 음지에서 두들겨맞고 더러운일은 모두 도맡아 하는 이른바 블루 컬러 워커들로 취향을 바꾼 나였다. 오죽하면 라이벌 닉스의 오클리마저 좋아하게 됐을까.(사실 잡지에서 오클리의 불스 경력을 읽으며 빠졌지만)
때 마침 워싱턴 총알은 반짝 활약이었음을 마법사로 개명하면서 입증했다. 98년도 AFKN과 스타스포츠 NHK등 케이블로 NBA 중계는 이른바 때 아닌 홍수를 이루었지만 워싱턴 경기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웠다.
웨버는 이내 내맘을 떠났지만, 킹스에서 대박을 이뤄낸후에 마음속에서나마 비트 L.A를 빌어주며 우승의 꿈을 이루길 바랐다.
최근에 클럽박스 자료들을 옮기면서 웨버의 데뷔시절부터 워싱턴 시절 경기를 조금씩 스킵하면서 봤다. 예전에도 느꼈지만 새삼 이런 천재 포워드가 언제 또 나올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신장 6-10 이상의 선수중 이렇게 다재다능한 선수는 마른 외계인 정도로 정말 유일무이한 타입의 선수다. 동시대에 목격한 선수들중에서 뚱스경도 견줄만한 멀티 포워드였지만 웹어의 볼 핸들링과 패싱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선수 비교를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웨버의 능력을 설명할 잣대가 필요한 것 뿐이다. 황금주 시절 웨버는 코스투 투 코스투, 대륙횡단을 즐겼다. 어지간한 볼핸들링이 아니면 6-10의 포워드가 공을 하프코트로 넘기는것조차 힘들텐데 말이다. 패싱은 또 어떠한가?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킹스시절의 그는 모션 오펜스의 수혜를 입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건 웨버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유기적인 톱니바퀴 시스템에서 분명 웨버의 패싱능력이 배가 된것은 사실이나 그는 골스와 총알시절부터 발군의 어시스트 능력을 발휘해왔다. 특히 포스트업 상태에서 컷이나 백도어 컷해 인 하는 동료를 귀신같이 찾아내곤했다. 가끔 심심할때는 비하인드 백 패스도 적절히 해주며 남다른 센스를 자랑했던 웹어.
미시건 시절 전설의 타임아웃 사건으로 가슴앓이를 겪은 웹어는 NBA 입문후 천둥같은 슬램덩크를 연일 작렬시키며, 어깨 부상의 지름길로 치닫고 있었다......................................(다음에 계속 or 끝날지도 모른다-_-;)
1993-94 (루키시즌/22살)
1994.05.04 피닉스전 - 16점 13리바운드 3블락 *유일하게 소장하고 있는 웨버의 루키시즌 경기. 사실 웨버보다 56점을 쏟아부은 바클리의 대활약으로 알려진 경기지만 웨버의 반격도 당찬 신인다웠다.
1996-97 (4년차/25살)
1997.04.27 시카고전 - 21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 2블락 *주완 하워드와 로드 스트릭랜드, 조지 무레산의 기량발전등 팀 리빌딩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며 3년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웨버. 무적함대 시카고 불스를 상대로 워싱턴은 스윕으로 한계를 뼈저리게 느꼈지만 가능성을 확인할수 있는 시리즈였다. 2차전에서 웨버는 피펜과 로드맨을 농락하며 불스를 홈에서 패배직전까지 몰아 붙였다.
1999-00 (7년차/28살)
2000.02.06 필라델피아전 - 32점 14리바운드 7어시스트 *득점과 리바운드, 리딩까지 종횡무진 활약한 웨버지만 팀패배로 빛이 바랬다.
2000.04.30 레이커스전 - 29점 14리바운드 8어시스트 *정규시즌 67승의 레이커스를 잡으며 홈2연승을 이끌어낸 웨버. 3차전에서 웨버는 디박과 함께 샤크를 꽁꽁 묶는 한편 트리플더블에 가까운 활약으로 진정한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임을 다시한번 입증시켰다.
2000-01 (8년차/29살)
2001.01.05 인디애나전 - 51점 26리바운드 5어시스트 *커리어 최다득점과 리바운드를 동시에 갈아 치운경기. 연장접전 끝에 팀이 패배하는 바람에 이 엄청난 기록은 안타깝게 묻혀버리고 말았다. (이 경기는 클럽박스에 없지만 제가 NHK에서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추후에 공유하겠습니다 ^^)
2001-02 (9년차/30살)
2002.05.09~05.11 댈러스전 - 31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30점 10리바운드 *노위츠키와의 쇼다운에서 완승을 거둔 웨버. 그것도 댈러스 안방에서 말이다. 백투백 30-10을 기록한 웨버는 6할대를 상회하는 절정의 슛감각을 뽐냈다.
2002.05.28 레이커스전 - 29점 13리바운드 *4차전에서 오리에게 충격적인 버저비터를 얻어맞은 킹스는 동요하지않고 전력을 재정비, 5차전에 돌입했다. 웨버는 선봉에 서며 킹스를 이끌었다.
2002-03 (10년차/31살)
2004.04.04 보스턴전 - 27점 11리바운드 *
2003-04 (11년차/32살)
2004.03.19 인디애나전 - 24점 16리바운드 8어시스트 *부상후 3월초에 복귀한 웨버는 엄청나게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언제 부상을 입었냐는듯 천부적인 농구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4.04.20 댈러스전 - 19점 13리바운드 12어시스트 *생애 첫 플레이오프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웨버.
2004.05.12 미네소타전 - 28점 8리바운드 *MVP 가넷에게 고전을 거듭하던 시리즈. 4차전은 웨버의 승리였다.
2004-05 (12년차/33살)
2005.02.26 세크라멘토전 - 16점 11리바운드 *화려했던 세크라멘토 시절을 뒤로하고 필리에 둥지를 튼 웨버. 아이러니하게도 필리 데뷔전은 친정팀인 킹스였다.
2005.03.25 토론토전 - 32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이적후 한경기 최다 득점.
2005-06 (13년차/34살)
2005.11.15 토론토전 - 28점 16리바운드 5어시스트 *보쉬만 만나면 힘이 나는 웨버.
2005.12.12 미네소타전 - 27점 21리바운드 *시즌 하이 21리바운드와 함께 20-20작성.
2006-07 (14년차/35살)
2007.01.17 유타전 - 2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 *웨버의 5번째 팀은 고향인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였다.
2007.03.13 시애틀전 - 24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남긴 한경기 최다득점 경기.
2007.05.07 시카고전 - 22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007.06.02 클리블랜드전 - 13점 6리바운드 *디트로이트 소속으로 뛴 마지막 경기.
- 웨버 관련 다큐멘터리
NBA TV - 크리스 웨버 NBA 스토리 다큐멘터리
FAB 5 - Beyond The Glory
- 웨버가 부른 랩 노래
크리스 웨버 / Gangsta! Gangsta! (1999)
NBA MP3 - 크리스 웨버 / Nuffin' Ta Do (1999)

# by | 2008/04/03 04:26 | 농구 | 트랙백(3)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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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어퍼덱 하니까 정말 옜날 생각이 나네요. 플리어, 스카이 박스, 파이니스트 등등...나중에 카드들 디카로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웨버만 수집하셨나요? +_+;
굿바이 웨버
진출해줬으면 했는데, 르브론군에게 막혀버려서 참 아쉬웠었어요.
필리에서 망가진 무릎가지고도 골밑에서 험한 수비 다해주고,
빛나는 패스로 아이버슨 살려주고, 픽앤팝해서 득점해주고,
욕은 욕대로 먹고,
킹스때도 멋있었지만, 사실 필리팬으로써도 애증이 교차하는 선수인데,
준수한 활약을 해줬음에도 참 아쉽게 필리에서도 보냈고..
마지막도 아름답지 못해서 기분이 씁쓸합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는데요.
Dream Time // 로버트 오리의 3점슛만 아니었다면 그 가능성을 살려 볼수 있었을텐데, 그놈의 오리가 뭔지..
불꽃앤써 // 르브론이 그렇게 미쳐 날뛸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것도 디트로이트의 수비를 농락하면서 말이죠. 소잃고 외양간 잘 고친팀이 디트로이트 같습니다. 올시즌은 르브론 해법을 완전하게 터득한듯합니다.
필리 시절의 웨버는 부상과 노화를 센스로 잘 극복한 케이스라 긍정적으로 보았는데 마인드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야돼나요. 이것이 욕을 먹은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마음이 콩밭에 있다고들 하죠.
또 한가지 픽앤팝도 픽앤팝이지만 로포스트에서의 활동비중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밖에서 겉도는 플레이로 일관해 빈축을 사기도 했지요. 현재 디트로이트의 안토니오 맥다이스가 미들점퍼를 장착하며(사실 덴버시절도 바닥은 아니었지만요) 성공한 예를 고려해보면 웨버가 그 자리를 차지할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프리님// 웨버는 디트서 지난 시즌후 완전 희생양되어 엄청 많이 깎아져 얘기 됐죠. 첨에 영입하고선 팀에 너무 좋느니, 잘한다느니 마구 칭찬하고 디트도 풀옵향해서 열심히 상승분위기 보이더니, 클블에 지고나선 괜히 웨버를 scapegoat 만들어서 얘기하는것 같이..디트 안에서나 밖에서나..
클블의 디펜스는 지난시즌 많이 과소평가됐었는데요...르브론이 좀 날긴했지만, 디트의 게임내 게임간 수비 adjustment 가 제 생각엔 문제..